코스피가 2.7배 오르는 동안, 왜 내 계좌만 그대로였나
2025년 7월 14일, KOSPI 지수는 3,202였습니다. 2026년 6월 15일, 8,545가 됐습니다.
11개월 만에 2.7배입니다. 뉴스는 매일 사상 최고치를 말했고, 주식을 안 하는 사람도 코스피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실제로 계좌가 두 배 넘게 불어난 사람이 얼마나 있습니까.
이 글은 그 위화감이 착각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아무거나 열 개를 샀다면
실험을 했습니다. 규칙은 이렇습니다.
- 한 달에 한 번, FomoBot의 저유동성 필터를 통과한 KOSPI 종목 중에서 아무거나 열 개를 뽑는다.
- 같은 금액씩 산다.
- 한 달 뒤에 팔고, 다시 아무거나 열 개를 뽑는다.
운이 좋았거나 나빴을 가능성을 지우기 위해 이 과정을 1,000번 반복해 평균을 냈습니다. 종목 선택 능력이 완전히 0인 투자자, 말하자면 눈을 감고 다트를 던지는 사람의 성적표입니다.
| 보유 구간 | KOSPI 지수 | 무작위 10종목 |
|---|---|---|
| 07-14 → 08-18 | -0.77% | -5.28% |
| 08-18 → 09-22 | +9.17% | +4.66% |
| 09-22 → 10-27 | +16.55% | +4.19% |
| 10-27 → 12-01 | -3.03% | -1.32% |
| 12-01 → 01-05 | +13.70% | +2.53% |
| 01-05 → 02-09 | +18.86% | +14.79% |
| 02-09 → 03-16 | +4.75% | +0.36% |
| 03-16 → 04-15 | +9.76% | +7.41% |
| 04-15 → 05-15 | +23.01% | +3.95% |
| 05-15 → 06-15 | +14.05% | -6.13% |
| 월평균 | +10.61% | +2.52% |
| 11개월 누적 | +167% | +26% |
1,000만원으로 시작했다면, 지수는 2,669만원이 됐고 무작위 열 종목은 1,262만원이 됐습니다.
당신의 계좌가 지수를 못 따라간 건 종목을 잘못 골라서가 아닙니다. 아무거나 골라도 못 따라갔습니다.
강세장인데 승률이 48.6%
더 이상한 숫자가 있습니다. 무작위로 고른 열 종목 중 한 달 뒤에 오른 종목의 비율은 평균 48.6%였습니다.
지수가 월평균 10% 넘게 오른 시장에서, 아무 종목이나 하나 집었을 때 그게 오를 확률이 동전 던지기보다 낮았습니다.
표를 다시 보십시오. 05-15 → 06-15 구간에서 지수는 +14.05%, 무작위 포트폴리오는 -6.13%입니다. 지수가 14% 오르는 동안 대부분의 종목은 내렸습니다.
지수는 시장이 아닙니다
이유는 지수의 계산 방식에 있습니다.
KOSPI는 시가총액 가중 지수입니다. 종목마다 한 표씩 주는 게 아니라, 덩치에 비례해 표를 줍니다. 시가총액 100조원 회사가 10% 오르면 지수가 크게 움직이지만, 1조원 회사가 10% 올라도 지수는 거의 꿈쩍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수의 대형주가 압도적으로 오르면, 나머지 대부분이 제자리여도 지수는 폭등합니다. 정확히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FomoBot의 1년 랭킹 데이터가 이걸 뒷받침합니다. 최근 12개월의 134개 스냅샷에서, 1개월 상위10과 1년 상위10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종목은 34개뿐이었습니다. 그중 몇 개는 거의 상주하다시피 했습니다.
| 종목 | 등장 횟수 | 비율 |
|---|---|---|
| 삼성전기 | 43회 | 32% |
| 삼성전기 우선주 | 38회 | 28% |
| SK스퀘어 | 30회 | 22% |
| 대우건설 | 26회 | 19% |
| LG이노텍 | 23회 | 17% |
SK하이닉스, 삼화콘덴서, 코리아써키트도 뒤를 잇습니다. 이름들이 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다만 우리는 왜 이 종목들이 올랐는지는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사후 설명은 언제나 매끄럽고 언제나 늦습니다. 여기서 말할 수 있는 건 하나입니다 — 지수의 상승은 서른 몇 개 종목의 사건이었지 시장 전체의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나스닥과 비교하면
같은 실험을 NASDAQ에서 돌리면 격차가 확 줄어듭니다.
| 시장 | 지수 | 무작위 10종목 | 지수 ÷ 무작위 |
|---|---|---|---|
| KOSPI | ×2.67 | ×1.26 | 2.11배 |
| NASDAQ (QQQ) | ×1.34 | ×1.14 | 1.17배 |
나스닥에서도 지수가 무작위 포트폴리오를 앞섰지만, 그 배수는 1.17배입니다. 코스피는 2.11배입니다. 쏠림의 정도가 다른 수준입니다.
"미국 시장이 소수 빅테크에 쏠려 있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최근 12개월의 이 데이터만 놓고 보면, 한국이 훨씬 심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하나
지수 하나만 보면 시장을 반쯤밖에 못 봅니다. 지수가 3% 올랐다는 문장은 두 가지 완전히 다른 상황을 똑같이 서술합니다.
- 900개 종목 중 700개가 올라서 지수가 3% 올랐다.
- 900개 중 200개만 오르고 700개가 내렸는데, 오른 200개가 초대형주라서 지수가 3% 올랐다.
앞의 시장에서는 당신의 계좌도 올랐을 것입니다. 뒤의 시장에서는 아마 내렸을 것입니다. 같은 지수, 다른 인생.
이 둘을 구분하려면 지수가 아니라 오른 종목이 몇 개인지를 세야 합니다. 그 숫자를 세는 일이 이 서비스가 하고 있는 일입니다.
FOMO의 대상을 잘못 골랐습니다
FomoBot은 "그때 그 종목을 샀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를 다루는 서비스입니다. 5년 수익률 1위를 보여주고, 그걸 따라 사면 어떻게 되는지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데이터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최근 12개월에 관한 한, 놓친 것은 특정 종목이 아니었습니다. 지수였습니다.
종목을 고르느라 보낸 11개월 동안, 아무것도 고르지 않은 사람이 2.7배를 벌었습니다. 이것이 이 기간 가장 큰 FOMO입니다. 그리고 이 문장 역시, 언제나처럼, 지나간 뒤에야 쓸 수 있습니다.
데이터 기준 — 2026-07-14 기준 스냅샷. 지수 구간 수익률은 2025-07-14부터 2026-06-15까지 서로 겹치지 않는 10개 구간(간격 30~35일) 기준입니다. 앵커 날짜가 휴장일인 경우 직후 거래일 종가를 사용했습니다(11개 앵커 중 2026-06-14 하나만 해당, 06-15로 해소). 실제 구간 길이는 35일 7회, 30일 2회, 31일 1회입니다. 무작위 10종목 포트폴리오는 각 구간 시작일에 저유동성 필터 통과 종목에서 10개를 무작위 추출해 동일 비중으로 보유했다고 가정하고, 1,000회 시뮬레이션한 평균입니다. 11개월 누적은 구간 수익률을 복리로 연결한 값이며, 매달 새로 열 종목을 뽑아 교체하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거래비용과 세금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랭킹은 저유동성 필터를 통과한 종목만 대상으로 합니다.
배당 처리 — KOSPI 지수와 개별 종목 수익률 모두 배당을 반영하지 않은 순수 주가수익률이므로, 이 글의 KOSPI 비교는 양쪽이 대칭입니다. 반면 NASDAQ 벤치마크로 쓴 QQQ는 배당이 반영된 수치이고 개별 종목은 배당 반영 기준입니다. 시장 간 배수 비교(2.11배 vs 1.17배)에는 이 방식 차이가 섞여 있으나, 배당수익률 수준을 감안하면 결론을 뒤집을 크기는 아닙니다. 자세한 내용은 방법론을 참고하십시오.
생존 편향 — 상장폐지된 종목은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이 수치들은 실제 시장보다 낙관적입니다. 특히 무작위 포트폴리오의 실제 성적은 여기 적힌 것보다 나빴을 가능성이 큽니다. 생존 편향 안내를 참고하십시오.
표본 한계 — 구간 10개, 11개월입니다. 무작위 포트폴리오는 구간마다 1,000회씩 시뮬레이션했으나, 구간 자체의 수가 적어 정확한 수치는 표본을 늘리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방향(지수가 무작위 포트폴리오를 앞섰다)은 10개 구간 중 9개에서 일관되게 나타났습니다.
갱신 정책 — 이 글의 수치는 2026-07-14 시점의 계산이며 사후에 고치지 않습니다. 이후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든 이 글은 그 시점의 기록으로 남습니다.
투자 판단에 대하여 — FomoBot은 이미 지나간 가격을 정리해 보여주는 도구입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이 글의 어떤 내용도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과거에 지수가 개별 종목을 앞섰다는 사실이 앞으로도 그럴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투자 손익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