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단지는 몇 건 팔려서 1등이 됐나
앞선 글에서 "3건으로 만들어진 1위와 30건으로 만들어진 1위는 같은 1위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이번엔 그 말을 랭킹 전체로 검증합니다. 실제로 상위 단지들은 몇 건씩 팔려서 그 자리에 올랐을까요.
상위권일수록 얇다
2026년 5월 기준 3개월 상승률 랭킹에서, 각 구간의 종료창 실거래 건수를 셌습니다.
| 구간 | 중앙값 | 정확히 3건 | 5건 이하 |
|---|---|---|---|
| 상위 10 | 6.0건 | 40.0% | 50.0% |
| 상위 20 | 8.0건 | 25.0% | 35.0% |
| 상위 30 | 7.0건 | 20.0% | 33.3% |
| 유니버스 전체 (5,582) | 10.0건 | 7.4% | 22.8% |
상위 10의 40%가 최소 거래 건수인 3건, 딱 그 자리에서 만들어진 순위입니다. 유니버스 전체에서 3건짜리는 7.4%뿐이니, 상위권에서 5.4배 과대표집됩니다.
이건 우연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표본이 얇을수록 극단적인 숫자가 나오기 쉽고, 극단적인 숫자일수록 상승률 랭킹 위쪽에 오릅니다. 그래서 랭킹 상단은 거래가 적었던 단지로 채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부분이 3건"은 아닙니다. 상위 10의 60%는 3건을 넘습니다. 하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위로 갈수록 표본이 얇아집니다.
필터를 끄면 어떻게 되나
FomoBot은 시작창과 종료창 각각 최소 3건의 거래를 요구합니다. 이 필터가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 보려면, 꺼보면 됩니다.
최소 건수를 1건으로 낮추면, 랭킹에 오를 수 있는 단지가 5,582개에서 9,036개로 늘어납니다. 필터가 3,454개(38%)를 걸러내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상위 10 중 8개가 통째로 교체됩니다. 필터를 끈 세계의 새로운 순위는 이렇습니다.
| 순위 | 단지 | 시작→종료 건수 | 상승률 |
|---|---|---|---|
| 1 | 반포동 한신서래 | 1건 → 2건 | +105.8% |
| 2 | 의정부 우미쁘띠린1차 | 2건 → 2건 | +101.7% |
| 3 | 행촌동 대성아파트 | 1건 → 1건 | +78.6% |
| 4 | 일원동 우성7 | 2건 → 1건 | +75.0% |
굵게 표시한 3위를 보십시오. 시작창 1건, 종료창 1건. 이건 단지의 가격 변화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두 세대가 각각 한 번씩 팔린 것을 비교한 값입니다. 그리고 이 사례는 거기서 한 단계 더 나갑니다.
| 거래일 | 전용면적 | 거래금액 | ㎡당 가격 |
|---|---|---|---|
| 2025-12-31 (시작창) | 94.94㎡ | 6억 9,500만원 | 732만원 |
| 2026-05-22 (종료창) | 19.27㎡ | 2억 5,200만원 | 1,308만원 |
거래금액만 보면 6억 9,500만원짜리가 2억 5,200만원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랭킹에는 +78.6%로 찍혔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두 거래는 완전히 다른 크기의 세대입니다. 시작창은 94.94㎡(대형), 종료창은 19.27㎡(약 5.8평, 사실상 원룸급 초소형). 이 노후 저층 단지에서는 소형 세대의 ㎡당 가격이 구조적으로 더 높게 형성됩니다. 그래서 면적을 나눈 ㎡당가로 보면 732만원에서 1,308만원으로 뛰고, 상승률이 +78.6%가 됩니다.
단지 시세가 오른 게 아닙니다. 시작창엔 대형이, 종료창엔 초소형이 우연히 한 건씩 팔렸고, 그 둘의 ㎡당가 차이가 상승률로 둔갑했습니다. 표본이 얇은 정도가 아니라 비교 대상 자체가 서로 다른 상품입니다. 실제 거래된 금액은 오히려 내렸는데 말입니다.
이 한 사례에 두 가지 문제가 겹쳐 있습니다. 거래가 각 1건뿐이라는 표본 부족(첫 글의 주제)과, 서로 다른 평형을 비교한 데서 오는 착시(둘째 글의 주제)입니다. 필터를 끄면 이렇게 두 문제가 동시에 터진 순위가 최상단에 올라옵니다.
1위 한신서래(1건→2건), 4위 우성7(2건→1건)도 표본이 얇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필터가 없으면 랭킹 최상단이 개별 세대 몇 건을 비교한 숫자로 뒤덮입니다. 이것이 최소 거래 필터가 막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필터로도 못 막는 것
여기서 멈추면 "우리 필터가 훌륭하다"는 자랑이 됩니다. 절반만 맞습니다.
필터를 켠 지금 상태에서도, 상위 10의 40%는 여전히 3건짜리였습니다. 최소선을 통과했을 뿐 그 최소선에 걸쳐 있습니다. 최소 거래 필터는 "1~2건짜리 최악을 막는" 장치이지, "표본을 두툼하게 만드는" 장치가 아닙니다.
왜 하한을 3건보다 높이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앞선 글에서 말했듯 이건 맞교환입니다. 하한을 10건으로 올리면 대부분의 단지가 랭킹에서 사라져 서비스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아파트는 원래 거래가 드문 자산이라, 두툼한 표본을 요구하면 볼 게 남지 않습니다. 3건은 "그나마 순위라 부를 수 있는" 최소선이지 안전선이 아닙니다.
건수가 적을수록 더 극단적인가
거래 건수와 상승률의 관계도 봤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마터면 오판할 뻔했습니다.
둘의 선형 상관계수는 -0.035. 거의 0입니다. 이 숫자만 보면 "거래 건수와 상승률은 관계없다"고 결론 내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건수 구간별로 나눠보면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 거래 건수 | 단지 수 | 평균 |상승률| |
|---|---|---|
| 3건 | 414 | 6.28% |
| 4건 | 436 | 5.30% |
| 5건 | 423 | 5.63% |
| 6~10건 | 1,781 | 5.36% |
| 11~20건 | 1,516 | 4.52% |
| 21건+ | 1,012 | 4.80% |
3건짜리의 평균 변동폭(6.28%)이 21건 이상(4.80%)의 1.3배이고, 대체로 건수가 늘수록 변동폭이 줄어듭니다. 약하지만 진짜인 기울기입니다.
상관계수 하나만 봤으면 "관계 없음"으로 넘어갔을 겁니다. 구간을 나누니 실제 구조가 드러났습니다. 하나의 요약 숫자는 이렇게 진짜 패턴을 지웁니다 — 앞서 12개월 평균이 시장의 국면 전환을 지웠던 것과 같은 함정입니다.
얇은 표본은 더 극단적인 숫자를 만듭니다. 그 극단이 위쪽이면 상승률 1위가 되고, 아래쪽이면 하락률 1위가 됩니다. 어느 쪽이든 단지가 그만큼 움직였다는 뜻이 아니라, 그 몇 건이 우연히 그런 값이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정리 — 순위 옆의 작은 숫자
FomoBot의 부동산 랭킹에는 상승률 옆에 항상 거래 건수가 붙어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작은 숫자를 왜 지우지 않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최소 거래 필터는 최악(1~2건짜리 순위)을 막습니다. 하지만 그걸 통과한 상위권에도 3건짜리가 40%나 됩니다. 필터가 하한을 세워도, 그 하한에 걸친 단지의 순위는 여전히 얇은 표본 위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 상승률 1위를 볼 때 던져야 할 질문은 "얼마나 올랐나"가 아니라 "몇 건으로 오른 걸로 집계됐나"입니다. 3건짜리 +100%와 30건짜리 +20% 중 후자가 훨씬 믿을 만한 신호입니다. 순위 옆의 그 작은 숫자가, 순위 자체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데이터 기준 — 2026년 5월 스냅샷, 3개월 상승률 랭킹. 거래 건수는 종료창 실거래 수입니다. 필터 ON은 시작·종료창 각 최소 3건을 요구하는 현행 기준(유니버스 5,582개), 필터 OFF는 최소 1건 허용(9,036개)입니다. 필터 OFF 결과는 실제 파이프라인 로직을 그대로 적용해 재현했으며, 현행 값과 일치를 확인했습니다.
시점·지역 분리 — 시점별 비교는 부동산 랭킹 기능이 최근 도입돼 스냅샷이 2개월치뿐이라 아직 불가능합니다. 몇 달 더 쌓인 뒤 재확인할 사안입니다. 지역은 이 서비스가 수도권(서울·경기·인천)만 수집해 "지방" 비교 대상이 없습니다. 수도권 내부로 보면 상위50의 종료창 중앙값이 서울 7건·경기 9건으로, 방향이 뒤집히는 패턴은 없었습니다. 인천은 이번 상위50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사례에 관하여 — 필터 OFF 상위 단지는 실제 실거래 데이터 기준이며, 특정 단지의 시세 전망을 담지 않습니다. 이 단지들은 최소 거래 필터를 통과하지 못해 실제 FomoBot 랭킹에는 노출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에 대하여 — FomoBot은 이미 지나간 실거래를 정리해 보여주는 도구입니다. 특정 단지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이 글의 어떤 내용도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거래 건수가 적은 단지의 상승률은 특히 신중하게 읽어야 합니다. 투자 손익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