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평균가는 거짓말한다 — ㎡당가와 84㎡

2026-07-15

지난 글에서 아파트에는 "오늘의 가격"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거래가 있을 때만 가격이 생기고, 그래서 창을 잡고 최소 거래 건수를 요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글의 마지막에 한 가지를 다음으로 미뤄뒀습니다. 거래가 충분히 있어도 남는 문제. 이번 글이 그 이야기입니다.

한 단지, 여러 가격

"래미안 어쩌구 아파트의 가격"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그 단지에 가격이 하나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 단지 안에는 대개 여러 평형이 있습니다. 59㎡, 84㎡, 115㎡, 130㎡가 한 단지에 섞여 있는 건 흔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 평형들은 ㎡당 가격이 서로 다릅니다. 대체로 작은 평형이 ㎡당 더 비쌉니다 — 같은 동네에서 소형은 수요가 두텁고 절대 금액이 낮아 진입이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단지가 이번 달에 얼마에 팔렸나"는 질문의 답은, 어떤 평형이 팔렸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단지가 같은 시점에도 여러 개의 다른 값을 가집니다.

여기서 단지의 실거래를 그냥 평균 내면 함정에 빠집니다. 이번 달에 큰 평형이 많이 팔렸으면 평균가가 올라가고, 작은 평형이 많이 팔렸으면 내려갑니다. 단지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평균가만 움직입니다.

평균가로 상승률을 내면

실제 사례를 보겠습니다. 최근 3개월 상승률 랭킹에서 1위, +64.8%를 기록한 단지가 있었습니다.

이 단지는 지난 글의 +98% 단지와 다릅니다. 그 단지는 종료 창에 거래가 딱 3건뿐이라 표본이 얇은 게 문제였습니다. 이번 단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시작 창에 거래가 8건이나 있었습니다. 최소 거래 건수 조건을 넉넉히 통과했습니다.

어느 단지의 시작 창과 종료 창 거래 구성
거래주로 팔린 평형
시작 창8건123㎡ (8건 중 5건)
종료 창3건85㎡ 이하

건수는 충분했는데도 +64.8%가 나왔습니다. 이유는 건수가 아니라 구성입니다. 시작 창은 큰 평형(123㎡) 위주로 팔렸고, 종료 창은 작은 평형(85㎡ 이하)으로 옮겨갔습니다. 작은 평형이 ㎡당 더 비싼 구조라, 팔린 평형이 작아진 것만으로 단지 값이 뛴 것처럼 기록됐습니다.

표본이 얇아서가 아닙니다. 여덟 건이 팔려도, 그 여덟 건이 어떤 평형이었느냐가 상승률을 만들어냅니다. 최소 거래 건수 조건은 이 문제를 걸러내지 못합니다.

㎡당가로 바꾸면

해법은 단지 값이 아니라 ㎡당 가격으로 상승률을 내는 것입니다.

거래마다 가격을 전용면적으로 나눠 ㎡당가를 구하고, 창 안 거래들의 ㎡당가 중위값을 대표값으로 씁니다. 이렇게 하면 큰 평형이 팔리든 작은 평형이 팔리든, 면적 차이가 나눗셈으로 상쇄됩니다. 130㎡짜리 20억과 65㎡짜리 10억은 절대 금액이 두 배 차이지만 ㎡당가로는 같습니다. 평균가로 보면 전자가 후자의 두 배지만, ㎡당가로 보면 같은 가격입니다.

㎡당가는 평형 크기라는 변수를 제거합니다. 그래서 "이 단지의 단가가 올랐나"라는, 원래 묻고 싶었던 질문에 훨씬 가깝게 답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금액을 알고 싶어 한다

㎡당가로 상승률을 내는 건 옳지만, 실용적인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당 2,500만원"이라고 하면 그게 얼마짜리 집인지 감이 안 옵니다. 사람은 "몇 억짜리"로 생각하지 "㎡당 얼마"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단지의 대표 금액을 정하려니, 앞서 본 그 문제로 되돌아갑니다. 평형이 제각각이라 "이 단지는 몇 억짜리"라고 못 박을 기준 평형이 없습니다. 어떤 단지는 이번 창에 84㎡가 아예 안 팔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절충안을 씁니다. ㎡당가에 84를 곱해 "84㎡였다면 이 정도"를 추산합니다.

84㎡를 고른 데 깊은 이유는 없습니다. 국민평형이라 불릴 만큼 가장 보편적인 평형이고, 사람들이 금액 감을 잡기 가장 쉬운 크기라는 것뿐입니다. 중요한 건 이 값의 성격입니다.

이 금액은 "이 단지 84㎡가 실제로 이 값에 팔렸다"가 아닙니다. "이 단지의 ㎡당가를 84㎡로 환산하면 이 정도"라는 추산입니다. 해당 창에 84㎡가 한 건도 안 팔렸어도 이 값은 계산됩니다.

상승률은 실제 거래된 모든 평형의 ㎡당가로 만들고, 금액은 그 ㎡당가를 84로 환산해 감을 잡게 하는 것 — 이 둘을 분리하는 게 핵심입니다. 상승률에는 84㎡ 필터를 걸지 않습니다. 그러면 84가 안 팔린 단지·기간이 통째로 빠져 랭킹이 앙상해지기 때문입니다.

㎡당가도 완벽하지 않다

여기서 멈추면 ㎡당가가 만능인 것처럼 들립니다. 아닙니다.

위의 +64.8% 사례를 다시 보십시오. 이 단지는 작은 평형이 ㎡당 더 비싼 구조였습니다. ㎡당가로 계산해도, 종료 창에 작은 평형만 팔리면 ㎡당가 자체가 올라갑니다. 면적은 상쇄됐지만, "평형별 ㎡당가가 다르다"는 사실까지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당가는 "130㎡ 20억 vs 65㎡ 10억"처럼 순수하게 크기만 다른 경우를 상쇄합니다. 하지만 "작은 평형은 ㎡당가 자체가 높다"는 구조적 차이는 상쇄하지 못합니다. 이건 나눗셈으로 지울 수 있는 종류의 왜곡이 아닙니다.

완전히 지우려면 평형대별로 시계열을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84㎡는 84㎡끼리만, 59㎡는 59㎡끼리만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그렇게 하면 정확해지지만, 대부분의 단지에서 특정 평형의 거래가 너무 드물어 지난 글의 표본 부족 문제가 훨씬 심해집니다. 정확도를 올리면 커버리지가 무너지는 맞교환입니다.

정리 — 어디까지 정직할 것인가

FomoBot의 부동산 랭킹은 두 가지 결정으로 이 문제를 다룹니다. 상승률은 면적을 상쇄한 ㎡당가로 내고, 금액은 84㎡ 환산 추산으로 감만 잡게 합니다.

이 방식은 평형 믹스로 인한 왜곡을 줄이지만 없애지는 못합니다. 작은 평형이 ㎡당 비싼 구조에서 오는 출렁임은 여전히 남습니다. 그래서 부동산 상승률 상위 단지를 볼 때는, 그 숫자가 "단지가 올랐다"인지 "이번 창에 마침 비싼 평형이 팔렸다"인지 한 번 더 의심하는 게 맞습니다.

주식에는 없는 고민입니다. 삼성전자 한 주는 누가 사도 같은 한 주니까요. 아파트는 같은 단지 안에서도 무엇이 팔렸느냐가 매번 다르고, 그 차이를 완전히 지우는 방법은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왜곡을 줄이고, 남은 왜곡을 숨기지 않는 것뿐입니다.

아파트 단지 랭킹 보기 →

데이터 기준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데이터 기반. 부동산 상승률은 창 안 실거래의 ㎡당 가격(거래금액 ÷ 전용면적) 중위값으로 산출하며, 특정 평형으로 필터링하지 않습니다. 화면에 함께 표시되는 금액은 해당 ㎡당가를 84㎡로 환산한 추산치로, 그 창에 84㎡ 거래가 없었더라도 계산됩니다. 창과 최소 거래 건수 등 그 밖의 설계는 이전 글방법론을 참고하십시오.

사례에 관하여 — 본문의 단지 사례는 실제 실거래 데이터에서 재계산으로 교차검증 가능한 건을 익명으로 인용한 것이며, 평형·건수는 구조를 보이기 위해 단순화했습니다.

투자 판단에 대하여 — FomoBot은 이미 지나간 실거래를 정리해 보여주는 도구입니다. 특정 단지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이 글의 어떤 내용도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평형 구성이 크게 바뀐 단지의 상승률은 특히 신중하게 읽어야 합니다. 투자 손익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